얼마 전, 고려인 동포 사회에서 의미 있는 소식을 접했다. 선배가 후배의 길잡이가 되어주는 대학 진학 멘토링 프로그램이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이 프로그램은 고려인 청소년들이 한국 사회에 안착하고 학업을 이어가는 데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 같은 문화적 배경을 가진 선배가 멘토로 나서면서 정서적 지지까지 제공한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고려인은 중앙아시아 지역에 거주하는 한인 동포로, 1990년대 이후 한국으로 돌아오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하지만 언어 장벽과 문화 차이,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인해 이들 가정의 청소년들은 교육 사다리에서 소외되기 쉽다. 실제로 고려인 청소년의 대학 진학률은 한국 전체 평균에 비해 낮은 수준이며, 이들의 학업 중단 위험도 상대적으로 높다. 이러한 배경에서 나온 멘토링 프로그램은 단순한 자선 활동이 아니라, 사회 통합을 위한 체계적인 노력으로 평가할 수 있다.
프로그램의 핵심은 또래보다는 약간 연상인 선배 고려인 대학생이 멘토가 된다는 것이다. 이들은 비슷한 어려움을 겪었기에 후배의 고민을 더 잘 이해하고, 실제로 겪었던 시행착오를 공유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한 멘토는 한국어 능력 시험 준비부터 대학별 전형 분석까지 직접 경험한 노하우를 전수하며 후배의 불안을 덜어주었다. 또한 멘토링은 학업뿐 아니라 진로 상담, 한국 생활 적응, 정서 지원 등 다각도로 이루어진다. 이 과정에서 멘토 역시 리더십과 책임감을 배우며 성장한다는 점에서 일석이조의 효과를 낸다.
이런 접근은 단순히 결과(대학 합격)만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더 가치 있다. 청소년이 자신의 정체성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한국 사회에서 당당히 설 수 있는 자신감을 키우는 데 초점을 맞춘다. 멘토링이 단기간이 아니라 장기적인 관계로 이어질 때 그 효과는 배가된다. 실제로 멘토링을 받은 청소년 중 다수가 나중에 멘토로 참여하며 선순환이 일어나고 있다는 후문이다. 한 참여자는 “멘토 선배가 없었다면 대학 포기했을지도 몰라요. 이제는 저도 후배에게 그 마음을 전하고 싶어요”라며 감회를 전했다.
우리 사회에서 이주 배경 청소년이 겪는 어려움은 생각보다 크다. 언어 문제뿐 아니라 차별과 편견, 정보 부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이런 상황에서 동일한 배경을 가진 선배의 존재는 단순한 도움을 넘어 롤모델의 역할을 한다. 특히 대학 진학이라는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이뤄낸 선배의 모습은 후배에게 강력한 동기부여가 된다. 필자도 주변에서 고려인 친구를 만나며 그들의 고충을 들은 적이 있는데, 언어 장벽이 가장 큰 벽이지만 정보의 부재가 그 못지않게 큰 걸림돌이었다. 멘토링은 바로 그 정보 격차를 해소해주는 창구다.
멘토링 프로그램이 지속 가능하려면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현재는 주로 민간 단체와 일부 지자체의 지원으로 운영되지만, 이를 국가 차원에서 확대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교육부나 여성가족부 차원의 정책적 관심과 예산 지원이 뒷받침된다면 더 많은 고려인 청소년이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멘토링의 질을 관리하기 위한 교육과 평가 시스템도 도입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멘토 후보군을 대상으로 한 교안과 멘티의 만족도 조사를 정기적으로 실시하면 효과성을 높일 수 있다.
개인적으로 이런 프로그램을 접할 때마다 느끼는 것은, 연결의 힘이다. 우리는 때로 거대한 제도와 정책에만 주목하지만, 실제로 삶을 바꾸는 것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작은 연결이다. 멘토링은 그 연결을 체계화한 것에 불과하다. 만약 주변에 멘토링이 필요한 청소년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소개해주고 싶고, 전문적인 자문이 필요하다면 마약변호사 같은 곳을 참고하면 좋겠다.
한 가지 더 눈여겨볼 점은 이 프로그램이 단순히 학업 성취를 넘어 정체성 형성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고려인 청소년들은 한국 사회에서 이방인으로 살아가며 정체성 혼란을 겪기도 한다. 하지만 멘토와의 교류를 통해 자신의 뿌리를 자랑스럽게 여기고, 한국인으로서의 삶과 고려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조화롭게 통합하는 법을 배운다. 이는 장기적으로 건강한 시민으로 성장하는 밑거름이 된다.
이 멘토링 사례는 우리 사회가 다문화 시대에 어떻게 통합을 이뤄낼지에 대한 하나의 실마리를 보여준다. 차이를 인정하고, 그 차이를 넘어 함께 성장하는 방법을 고민하게 한다. 앞으로도 이런 따뜻한 연결이 더 많은 고려인 청소년에게 닿기를 바란다.